오후 8시 “내일 뵙겠습니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타닥타닥’ 구두굽소리를 내며 수습기자들이 편집실 문을 나선다. 그리고는 일명 사쯔마와리(사슴앓이, 사스마리 등등의 유사품도 많지만 수습기자들이 경찰서, 소방서 등을 돌아다니며 기사거리를 찾는 수습과정을 뜻한다.)를 시작한다. 남부경찰서로 성빈센트병원으로 뭔가 ‘사건’이 있을 만한 곳으로 모두 흩어진다. 그리고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이 ‘사쯔마와리’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다되어간다. 긴장되는 편집실, 휴게실에서의 기사작성 수업 등도 내가 기자가 되어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다. 하지만 지구대, 병원, 경찰서에서는 기자가 ‘되어감’을 느끼지 않고 ‘기자’임을 느낀다. 약간은 경계하는 그들의 눈빛, 차 한잔 권하는 부장님들의 손짓, 뭔가 바빠지는 그들의 몸짓. 민간인(?)인 나와 기자인 내가 다름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다. 물론 뭐가 중요한지, 어떻게 그들과의 관계를 쌓아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11월의 마지막 날. 또 다시 ‘사쯔마와리’를 나섰다. 왜 우리 지구대를 다른 기자가 취재하냐는 약간은 ‘항의성’ 질문도 받았고, 어머니 방범대원들에게 기사를 공정하게 쓰라는 훈계도 들었다. 교통조사계에서는 ‘내가 술먹고 차에 받혔는데 저 경찰이 무시해서 열받았다’라는 앞뒤가 전혀 없는 취객의 난동도 보았다.
하루하루 ‘사쯔마와리’가 지나갈 때마다 느끼는 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세상은 진짜 세상의 정말 ‘일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오늘도,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교통사고도 나고, 택시기사와 요금시비도 일어나고, 급우들에게 왕따당하는 학생도 있다. 하지만 내가 살았던 세계는 이들과는 관계없었던 너무나 안락한 세상이었다.
지금, 안락하게 느껴졌던 세상은 조금씩 확장되어간다. 그리고 그 부분들은 결코 늘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세상들로 채워지는 것 같다.




